어젯밤 코고는 소리 듣다가 언제인지 모르지맘 잠이 들었나보네요. 아침에 눈이 떠졌는데 어제 많이 걸어서 잠 시간이 부족한 듯. 오늘을 잘 걸을 수 있을까?
☞ http://ya-n-ds.tistory.com/3213 ( 그냥 제주 - 다섯째날 )
1층에 가서 아침. 어제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일찍부터 북적거리네요.
중국 손님들이 계란을 삶아 먹네요. 아 저래도 되겠구나. 생각해보면 머그컵에 계란 풀어 중탕이나 전자레인지에 돌려 계란찜도 가능할 듯.
어제 추자도 가려던 올레꾼은 배가 못떠서 다른 코스를 먼저 돌았다고. 제주도는 날씨가 좋았는데 바다쪽은 풍랑 주의보. 배타고 가는 섬, 쉽지 않죠.
키 반납하고 보증금 받고 체크아웃. 어제 예약한 동문 게스트하우스에 계좌이체. 여기도 인터넷예약, 결재가 되면 좋으련만... 세금과 수수료가 싫어서일 수도. 길다가 먹기 위해 행복빵집에 들러 주먹빵 삽니다.
베캠 길동무와 터미널에서 만나 주먹빵 선물 주고. 09:00 343번 버스 타고 09:40 4.3 평화공원에서 내립니다.
☞ http://jejupark43.1941.co.kr/ : 제주 4.3 평화공원
산에 가까워서 그런지 구름 색깔이 짙습니다. 총알에 패인 망주석, 토벌군을 피해 가다 아이와 함께 죽은 얼어죽은 엄마를 형상화한 모녀상, 한라산을 배경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조형물, 더 이상 사람이 살 수없게 된 잃어버린 마을을 표현한 돌담... 그때의 아픔을 보여줍니다. 제주에서 자라는 나무들 사이로 길을 만들고 걷다보면 마주치게 해 놓은 점도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봉안관 근처에서 비를 만납니다. 입구로 피해 10분 정도 기다리니 잦아지네요. 추념광장을 지나 위령제단으로. 광주 망월동 유영봉안소에서 느꼈던 먹먹함이 살아납니다.
☞ http://ya-n-ds.tistory.com/2946 ( 광주 망월동 묘역 )
위령탑. 주위에 비석을 담처럼 세우고 희생자 이름을 새겨 넣은 각명비. 갓난아이, 어린이, 어른의 수의를 부조한 조형물(귀천), 타고 내린 빗물이 눈물처럼 보이네요.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90345054366581 : 4.3 평화공원 풍경
위령탑 둘러싼 물 위에 까마귀 한 마리 죽어서 떠 있습니다.
평화기념관 가는 도중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 서둘러 건물 안으로. 1층 전시질, 마치 동굴을 지나는 듯한 공간에 마련해 놓은 그때의 기록들. 몸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밖에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잠을 푹 자지 못해서 그런지 피곤합니다. 창밖을 내다보면 의자에 앉아 쉽니다. 카메라 배터리도 충전하고. 아침을 많이 먹었는데도 배가 고프네요. 주먹빵을 냠냠.
2층 전시실. 두 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90362664364820 : '진실과 정의 그리고 기억', '피어라, 바람꽃'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관련 자료들. 일본에서 꾸며낸 용어부터 바꿔야겠네요 - '위안소'가 아니라 강간센터, '위안부'가 아니라 성노예...
소녀상. 피해자 이름이 쓰여진, 그위에 투명비닐 띠가 위로부터 드리워 있고 그 위에 나비들이 흔들리는 조형물. 김복동 할머니의 그림들...
일본정부에 대한 요구사항 :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에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살아 계신 할머니들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일본 정부는 발뺌만 하고 ^^; 거기에 맞중구 친 박근혜 정부 ^^;;
☞ http://ya-n-ds.tistory.com/2763 ( '위안부' 문제 )
☞ http://ya-n-ds.tistory.com/2740 ( 위안부 문제 합의 )
'피어라 바람꽃', 제주 문화 속에 잠재된 가치들을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창작그룹 '숨'의 작품들. 해녀들이 사용하는 테왁과 망서리를 가지고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거칠고 숨가쁜 해녀의 삶이 가려진 것 같아 아쉽네요.
☞ http://www.sisa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299221
1층에 내려와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다 노루생태체험관으로 갑니다.
☞ http://roedeer.jejusi.go.kr/
오른편에 오름이 하나 있고 그 아래 넓은 초지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오름을 배경으로 점프하면서 사진을 만듭니다. 싱그럽네요~
표 끊고 입구로 들어갑니다. 노루 세 마리가 아이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 먹고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뿔 일부가 오돌토돌한 껍질 같은 것에 싸여 있습니다.
노루 구경 후에 탐방로를 따라 갑니다. 거친오름을 둘러보는 길이 있네요. 안내 지도에는 절물휴양림을 거쳐서 한라생태숲까지 이어지는 숲길도 보이고. 가볼까?
☞ http://www.nocutnews.co.kr/news/978392 : 제주 8km 편백 숲길 '숫모르' 함께 걸어요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우산 받고 거친오름 둘레만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경치가 좋습니다. 제주시쪽도 확 트였고, 아까 지나왔던 4.3 평화공원도 보이고. 공원 뒤편에 있어 놓쳤던 '행방불명인표석'이 세워진 곳도 보입니다.
조금 더 돌아가니 아까 학생들이 깡총 뛰면서 사진 찍던 풀밭도 보이고. 앗, 이끼 낀 나무 데크가 미끄러워 넘어질 뻔. 휴~ 발다쳤던 경험이 있어서 ^^;
☞ http://ya-n-ds.tistory.com/3095 ( '좌양말 우깁스' )
한바퀴 돌아 길 시작했던 곳으로. 숫모르 길은 다음에 가보기로. 쉼터에 거북이 모양의 돌, 그리고 나무로 만든 노루가 귀엽네요.
비 피할 겸해서 전시관으로. 나무로 노루 인형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노루와 사슴의 차이를 설명해 주는 글이 있네요.
노루 뿔의 변화도 재미 있고 - 1년에 한번씩 빠졌다 자랐다. 처음 자랄 때는 모피막으로 싸여 있는데 뿔이 다 자라면 막이 굳어져 벗겨진다네요. 앞전에 뿔에서 봤던 오돌토돌한 것이 이것이었나 보네요. 그리고 뿔의 가지는 3개라네요.
☞ http://roedeer.jejusi.go.kr/contents/index.php?job=detail&ebcf_id=roedeer_data&page=1&mid=0401&eb_seq=8
절물휴양림 가는 것은, 비도 오고 몸도 피곤하니 다음 기회로 넘기기로. 버스시간표를 보니 1분 전에 종점에서 출발. 저 앞에 옵니다. 손을 흔들면서 길을 건너 올라탑니다(13:41).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비가 갭니다. 산쪽과 바다쪽이 다르네요. 뭘 먹지? 딱히 정해놓은 것도 없고 해서 코코분식 한번 더 가보기로.
육개장을 시켜봅니다. 길동무는 비빔밥. 우진해장국의 고사리육개장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런데 얹혀서 나오는 고춧가루, 후추가 너무 세서 다른 맛들을 느끼기 힘드네요. 그리고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느긋느긋한 느낌을 줄 수도. 하나 더, 어제 맛있었던 무김치, 오늘은 너무 짭니다, 어제는 운이 좋았나요? ^^; 여기는 칼국수와 비빔밥이 정답인 듯.
시간이 남아 국립제주박물관에 가보기로. 정류장까지 가는 도중 발견한 '용꽈베기'. 안에 들어가보니 벽에 귀여운 용그림이 있네요. 아저씨 한분이 꽈베기, 고로께, 팥도너츠를 기름에 튀기고 있습니다. 하나 사먹었는데 부드럽고 쫄깃하네요 ^^
광양사거리에서 버스타고 '고으니모르 국립제주박물관' 정류장에서 하차.
☞ http://jeju.museum.go.kr/html/kr/index.html : 국립제주박물관
초가집 지붕을 모티브로 한 둥그런 지붕이 본관, 실외화장실, 경비실의 깔맞춤처럼 일체감을 줍니다.
상설전시관, 제주도의 지질학적 기원과 사았던 사람들의 역사를, 적은 유물을 가지고 잘 정리. 가장 눈에 띈 유물은 독관. 독 두개를 붙여서 시체를 넣었나 봅니다.
건물 뒤편, 작은 연못과 쉼터가 있습니다. 독특한 표정의 동자복, 서자복 상이 재미 있습니다.
얼추 오늘 가야할 곳을 다 돈 것 같습니다. 자꾸 눈이 감기면서 더이상 힘도 없네요 ^^;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90367844364302 : 노루생태관찰원, 국립제주박물관
버스 타고 동문시장으로. 중고등학교 마치는 시간과 겹쳐 버스가 만원입니다 - 제주 와서 처음 겪어보네요. 중앙로사거리에서 내려서 아시아빵집으로. 찐빵과 쑥찐빵을 두 개씩 사서 한 봉지는 길동무에게. 쥔 아주머니가 보리빵 하나를 맛보라고 건넵니다. 일요일에 먹지 못한 '숙이네 보리빵'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ㅎ
마트에서 제주 우유 하나 사서 게스트하우스로. 길동무는 집으로.
미리 받은 입구 비번을 누르고 2층에 가서 수건과 일회용 치약 바구니를 가지고 301호로. 지난 번까지 일회용 비누가 있었는데 안보입니다. 두 사람이 이미 자리를 잡았나 봅니다. 빈 침대에 가방을 올려 놓고 욕실로. 비누는 없고 샴푸, 린스, 바디워시만. 비누는 다 치운 듯.
씻고나니 몸이 좀 낫네요. 7층 휴게실에 가봅니다. 공용 컴퓨터, 한 대로 줄었네요. 녹차 등 차 종류가 없고 음식점에서 보는 커피머신만... 원가절감을 위해 엄청 노력한 느낌. 내일 아침 식사는 어떨까? 불길한 느낌이... ^^;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6인실을 세 명이 쓰게 되어 여유가 있네요. 코고는 사람도 없고 ^^
☞ http://ya-n-ds.tistory.com/3216 ( 그냥 제주 - 일곱째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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