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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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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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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00:01

지난 주에 예배가 시작되고, 찬양, 사도신경을 마친 후에 아이가 나와 대표기도를 하는 순서가 되었습니다. 4학년 아이가 기도가 적힌 종이를 들고 나가서 기도를 합니다.
그때 옆에 있던 같은 반 아이가 저에게, '오늘 기도, 저에요'라고 말합니다. 잠시 이해를 못하고, 다시 물었습니다. 같은 대답. '그럼 앞에 나간 아이는?'
아! 이 아이가 예배 시간에 조금 늦었는데, 그래서 예배 시작 전에 다른 아이에게 반 선생님이 부탁을 한 모양이네요.
그반 선생님이 앞에 나가서 예배 진행을 맡고 있어서 늦게 들어온 그 아이를 보지 못했나봅니다. ^^;
전도사님 설교할 때, 자리로 돌아오신 선생님에게 그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이 원래 기도를 해야했던 아이에게 조용히 얘기를 합니다.

3년 전쯤 제가 맡은 1학년 아이 중에 교회에 가끔 늦게 오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침 8시 예배라서 사실 어른들도 좀 힘든 시간이긴 합니다. 아직 어려서 부모님과 함께 와야 하기 때문에 도착 시간은 대부분 부모님에게 달려 있죠.
그 아이가 대표기도를 맡게 되었습니다. 화욜쯤 아이 엄마에게 알려드리고, 2,30초 정도의 기도문을 아이가 쓸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하나님께 드릴 기도를 적는 것. 어렸을 때 해볼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겠죠.
토욜에 '내일 아이 기도입니다 ^^' 문자를 보냅니다.

주일 아침, 찬양과 함께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아직 안왔네요 ^^; 잠시 후에 행정 담당 선생님이 기도하는 아이 이름을 적어 달라고 얘기합니다(프로젝터로 아이 이름을 스크린에 비춥니다). '어떡하지? 지금 있는 아이로 바꿔야 하나? 기도문은?'
원래 아이 이름을 적고 나서 예배실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해봅니다. 연결이 안되네요 ^^;; '큰일 났네 TT'
초조해하고 있을 때 복도 끝에서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 예배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진행됩니다.

예배를 마치고 저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를 드린 것인가?
아이가 아직 오지 않았을 때, 밖에 나가 기다릴 수도 있었고, 계속 찬양을 할 수도 있었겠죠. 어느 것이 더 좋았을까요?
밖으로 나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나님을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나의 책임을 위해서였을까요?
하나님이 예배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에 그 아이가 못왔다면... 찬양 인도하던 샘이 기도를 해도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준비 없이 온 아이에게, 갑자기 만든 기도문을 주고 기도를 하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요?

그 이후에 저희 반 기도 차례가 오면, 부모님에게 연락하고 토욜 문자 보내고, 주중에 예배와 아이를 위해 기도를 하고, 주일에 아이들이 늦게 오더라도 그냥 찬양하고 기도했습니다... 아이들이 기도를 못한 경우는 없었네요 ^^

대표로 기도를 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일 겁니다. 처음에는 떠듬떠듬 하던 아이도, 다음에는 점점 나아집니다. 자신감도 비례하겠지요.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일년에 두 번 정도 할 수 있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주일학교 예배, 하나님과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요? '기다림'이 기도가 되겠죠.
아이들 기도가 빠지더라도, 그것이 예배라는 그림의 여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찌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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