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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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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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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00:01

시사인에서 시작한 연재가 재미 있어서 글쓴이에 대해 찾아보았더니 이 책이 나왔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 찜 해두었다가 시간 나서 읽어봅니다.
https://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List&sc_code=1540776308 : 이상희의 모험 - 사라진 인류를 찾아서

 

인간의 몸과 뇌(지능)가 어떻게 변해 왔는가를, 아주 맛깔난 글솜씨로 요리해서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화석만으로 연구하다가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집니다. 다양한 화석들이 아프리카 밖에서 발견되면서 기존의 이론들이 흔들리고 새로운 가설들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증거들이 나와서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겠죠 ㅎ

 

뼈에 새겨진 흔적을 가지고 그 인류의 습관 같은 것을 유추하는 기발한 방법을 보면 감탄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치아에 난 긁힌 자국을 통해서 그 당시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의 비율이 현대 인류과 비슷했다는 것을 끌어냅니다. 그리고 발굴된 치아의 마모 상태를 비교하여, 육체적으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노령층의 수가 늘어난 때가 후기구석기 시대(약 3만년 전) 정도라고 주장합니다.
읽고 나니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 혹은 방법이다'라는 김상욱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이전의 이론을 버리고, 논리적인 빈틈이 있으면 의심하는 합리성.

 

재미있는 내용 몇 개를 뽑아봅니다.
- 약 800만년 전에 고릴라가, 침팬지는 약 500만년 전 쯤에 유인원의 공동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옴
- 인류의 뇌 크기 변화 : 호모하빌리스(~780CC), 호모에렉투스(~900CC), 베이징인(~1300CC), 네안데르탈인(~1600CC), 크로마뇽인(~1300CC), ...
  -> 현대로 오면서 뇌 크기는 점차 커지는 방향으로 변화되었으나 호모플로렌시스, 드마니시 화석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음
- 다양한 인류가 비슷한 시기에 같이 산 흔적들이 있으며, 현재는 현생 인류만이 살아 남았음
-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인류들이 환경에 맞게 변화
- 데니소바인,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에게 약 4% 정도의 게놈을 기여  

- 직립보행 : 요통, 무릎질환, 심장질환, 충산 고통 증가 vs. 두손의 자유로 도구 이용, 숨쉬기가 편해져 다양한 목소리 가능(언어)
- 육식의 영향 : 지방, 단백질 섭취로 뇌와 몸 크기가 커짐. 낮에 활동하기 위해 털이 사라지고 땀으로 체온 조절. 자외선 막기 위해 피부에 멜라민 필요
- 낙농업과 목축을 시작하면서(1만년 전) 우유를 소화시키는 효소 생김
- 빙하기를 지나고 농업을 시작하면서 비타민 D 합성을 위해 흰색 피부 생기기 시작

 

읽으면서 미국과 한국의 보수개신교인들이 좋아하는 '창조과학'이 생각났습니다. 성경의 창세기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지구 나이가 7000년이 되지 않고 모든 생물은 진화 없이 현재의 모습대로 창조되었다고 믿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과학이 발견한 내용들을 부정합니다. 아니 유리한 것은 취하고 불리한 것은 버린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그런데 과학을 부정하면서 '과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
http://ya-n-ds.tistory.com/655 ( 창조 & 과학 ) 

 

EBS 다큐프라임도 '사라진 인류'도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VTQYhB4gzlU : 1부 - 멸종
https://youtu.be/HwUqqT0c3cI : 2부 - 생존

 

고생물학에 대해 알수록 '진화(進化)'라는 말의 '진(進)'이 그리 적합한 단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자연 앞에서 잠시 겸손 모드~

 

 

p.s. 관련 글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10398.html : 인류의 피부색과 허리병은 어디에서 왔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509182009535 : 수백만년 전의 뼈 한 조각으로 인류의 삶 그려내기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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