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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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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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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08:11

제주도 와서 하루를 느리게 시작하게 되네요. 아침 먹으면서 어젯밤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부드러운 스크램블과 맛있는 커피가 있습니다.
9시 30분에 길을 나섭니다... Andante, Andante~

 

잠시 무근성의 벽화 하나를 찾아갑니다. 한라산이 그려졌던 것인데 이전에 자동차가 막아서 찍지 못했죠. 오늘은 다행이 벽 앞이 비어 있네요, 찰칵~

 

관덕정의 돌하르방을 다시 봅니다.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에서 남아 있는 것 중 가장 잘생긴 것이라는 말에 끌려 한번 더 보러 왔습니다.
터미널 가서 201번 타고 10시 40분에 세화로 출발. 마음 좋게 생긴 기사님의 '출발하겠습니다, 안전벨트 매세요~'라는 말이 기분 좋게 들립니다.
어르신 부부가 탔는데 하르방의 카드가 이상해서 요금 결재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기사님 왈, '그냥 타시고 나중에 은행에 가서 카드 체크해보세요'

 

오랜만에 타보는 동일주노선 버스. 올레 8코스를 넘어가면서 이용한 기억이 없는 듯.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를 보면서 18코스, 19코스, 20코스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주로 찻길에서 벗어나 바당길이나 마을길을 따라가는 올레길, 정류장 이름에 맞춰 그 부근을 다시 그려봅니다. '저 너머에 **이 있었고... ## 게스트하우스에서 잤고...'
- 사라봉, 별도봉, 곤을동, 화북, 삼양, 원당봉, 불탑사, 신촌, 조천, 연북정, 신흥리, 함덕, 서우봉, 북촌, 너븐숭이, 동복리, 김녕, 월정리, 행안리, 한동리, 평대리, 세화

 

가끔씩 보이는 쪽빛 바다에 흰 파도가 오늘길이 어떨지를 조금씩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12시에 세화 도착. 지난번에는 약간 흐리고 춥고 바람이 불었죠. 하지만 길동무를 만났고... 그 여행자는 지금쯤 올레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http://ya-n-ds.tistory.com/2807 ( 올레 20코스 : 김녕~세화 )

 

초밥집이 있어 들어갔더니 점심시간인데도 1인분은 안한다고 ^^; 다른 곳에서 백반정식. 반찬도 많네요, 돼지볶음과 생선구이도 있고. 깨끗이 비웁니다.

 

오늘 잘곳 예약 - '제주동문 게스트하우스' 빨리 마감되는 곳인데 오늘은 있네요. 대체 어떤 곳인지 궁금.

 

세화, 그 빛깔에 몸과 마음이 물듭니다. 바닷빛, 파도의 하얀 거품... 가파도를 보며 '가파초록', '가파그린'이라는 말이 생각났듯이 여기서는 '세화포말'이라는 말이 떠올랐네요. 특색있는 가게들과 게스트하우스도 많아 언제든 하루 묵으면 좋겠다는.

 

해녀박물관에서 도장을 찍고 올레의 마지막 코스를 시작합니다. 건물 옆쪽 동산으로 올라가 한번더 세화 바닷가를 보고 마을로 들어가는 배려라고 할까?
바닷가의 분주함이 사라진 마을, 면수동, '낯물'을 한자로 이렇게 옮겼네요. 세화(細花)는 '가는 곶'을 한자로 바꾸면서 '곶'(串)을 '꽃'(花)으로 사용했습니다. 재미있는 이름이 많죠.
http://www.korean.go.kr/nkview/nklife/1994_1/4_6.html : 제주지방의 지명

 

돌담밭이 아름답습니다. 자전거 바퀴 하나에 흙을 뒤집는 가래 같은 것을 단 재미있는 도구로 고랑에 있는 잡초들을 없애는 처음보는 모습, 희한합니다.

 

정성 다해 꾸민 게스트하우스와 카페, 주변과 잘 어울립니다 - '너.만.행.'(너를 만나 행복해), '정이네뜰'. 쉼을 위해서는 세화쪽보다는 이쪽이 나을 듯. 이곳도 살고 싶은 동네네요.
가끔씩 보이는 지미봉이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별방진, 왜구를 막기 위해 쌓았다죠. 16코스의 향파두성의 토성만큼 규모가 컸나 봅니다. 여기는 돌을 사용했습니다.
해안도로쪽으로 나옵니다. 푸른 간절함이 검은 그리움를 만나 하얀 기쁨을 쏟아냅니다. 이전 대통령이 들렸다고 현수막을 내건 석다원, 중간스탬프 찍고 잠시 바다를 보며 바람에 몸을 맡깁니다.

 

각시당, 바람을 다스리는 영등할망에게 정성을 드리는 곳인데 경비업체 마크가 달린 문으로 막혀 있어 안을 볼 수 없습니다. 해녀들이 불을 쬐면서 쉬었다는 불턱도 있습니다. 해녀박물관이 있는 마을이니까 해녀들에 관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나 봅니다.

 

문주란 자생지라는 토끼섬 근처 해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원담, 밀물 때 들어왔다가 썰물 때 못나간 고기를 잡습니다. 여기는 이중 구조라서 확실하겠네요.

토끼섬을 지나 하도 근처 해안가, 파도가 조금 높습니다. 서핑하기 괜찮을 듯. 안쪽으로 들어와 물이 잔잔한 하도 해변은 지미봉과 겹쳐져 멋진 풍광을 그려냅니다.


내일도(화) 추자도 가는 배가 못뜬다는 문자 메시지. 이번에는 추자도는 포기해야겠네요 TT 마지막은 쉽지 않죠~ 아쉬움 하나 간직해도 되고요 ㅎ

 

지미봉을 올라갑니다. 왔던 길도 뒤돌아 보고, 올레코스를 시작했던 길도 바라다보고, 우도, 성산일출봉, 종달 마을의 풍경이 한눈에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종달바당, 올레1코스와 만나는 곳, 시작과 끝, 시흥(始興)에서 종달(終達)까지. 종달의 지미(地尾)도 재미있네요.


들국화의 '돌고 돌고 돌고'가 생각나는 것은 그냥 기분 탓일까?
https://youtu.be/RrSSAu9r9gc


조금씩 기울어가는 해,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물빠진 해변의 여유로운 새들. 그 속에서 잠시 멈춥니다.

마지막 코스는 제주의 많은 요소를 담고 있네요 - 바다, 밭과 돌담, 마을, 오솔길, 오름,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와 카페. '화룡점정'을 만들었네요.

 

21코스 도장 찍고 1코스 역방향으로 종달초등학교 가는길. 2014년 6월 11일에 봤던 저수지, 오리, 백로, 새들이 여전히 주인이네요.

억새(갈대?) 군락, 예전에는 종달리에서, 제주도에서 흔치 않은 벼를 길렀다고 합니다 - 하논, 강정, 대정 정도가 쌀이 나던 곳이었다네요. 이제는 경제성이 없어서 더이상 짓지 않고 그 자리를 그냥 억새가 대신하나요. 더 오래 전에는 소금밭이 있었다고 하던데, 구엄의 '소금빌레'처럼 남아 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종달마을에 새로 생긴 듯한 체험장 건물, 마을에 어울리지 못하고 어색합니다.
골목길, 3년 전에 봤던 가게들... 반갑습니다. '바다는 안보여요', '동네 카페' - 올레길 걷다가 잠시 들러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동네 카페는 이층 옥상 계단이 열려 있어 동네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종달초등학교 문 앞을 지키는 돌하르방도 왠지 친근합니다 ( 나만? ㅋ )

 

201번 버스를 타고 제주시로. 다시 기억나는 길들, 올 때보다 조금 더 늘었네요 ^^
버스가 바로 터미널로 가지 않고 왔던 길에서 벗어나 동문시장 근처로 살짝 들렸다가 갑니다. 광양사거리에서 갈아타지 않아도 될 듯.

 

라디오에서 나오는 공일오비의 '수필과 자동차', 대학시절의 '향수'가 잠시 스치고 노랫말은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가 이젠 없는 건 옛 친구만은 아닐꺼야... 우리가 이제 잃은건 작은 것 만은 아닐꺼야...'
https://youtu.be/CkDYyYalb_I


제일교 동문시장입구 정류소. 내려서 가다 문득 제주우유가 먹고 싶어 마트로. 삼다한라우유가 나란히 있네요. 새로운 맛을 보기로.

 

오늘도 할망빙떡 맛보기 실패. 간단하게 호떡 하나, 어묵 하나 먹고 게스트하우스로. 거의 모텔 건물 수준이네요. 1층에 있는 가게가 프론트 역할도 하고. 돈 내고 체크인 하니 건물, 방 비번이 문자로 옵니다.
2층에서 수건과 일회용 치약, 비누 바구니 가지고 3츨으로. 6인실인데 다섯 명이 자는 듯. 시설이 깨끗합니다. 침대마다 조명이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겠네요. 샤워하고 올라가본 7층 휴게실, 널찍하고 쾌적합니다. 높아서 전망도 좋고.

 

마지막 코스를 마음으로 따라가며 Zzz

 

p.s. 세화 풍경;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494099343991156

 

p.s. 21 코스 풍경;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494107853990305

 

p.s. 일곱째날 ( 섭지코지~광치기~오조리 );
http://ya-n-ds.tistory.com/2940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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