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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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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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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13:34

한국 교회가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원인 네 가지,
http://ya-n-ds.tistory.com/1599 

그중에서 다른 것들과는 다르게, 바깥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그 교회 구성원들이 나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예배당 건축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도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서 건물을 짓는 것은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할 겁니다.

작년부터 논란이 되기 시작한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건축은 그 과정에서도 교회답지 못한 길을 만듦으로 '사랑의교회, 너마저!'라는 실망을 사람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http://ya-n-ds.tistory.com/700 ( 사랑의교회 건축... )

생각해 보면 몇 가지 갈림길에서 선택할 수 있던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요?
- 건축을 결정하기 전에 '꼭 지어야 하나?'라는 질문
- 건설 회사가 만들어 놓은 땅에 대한 고려 : 마음이 아팠던 이웃들은 없었나?
- 필요한 주차 공간 확보하지 못하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 원하는 만큼의 예배당 규모를 짓기 위해 바꾸어야 했던 것들 - 고도 제한, 도로 아래 지하 공간 점유

교회의 이익과 세상의 기대 수준이 부딪치면서 갈등이 일어날 때, 많은 경우 내부 결속을 강화하면서 자신의 길을 가게되고 결국 바깥 세상으로부터 점점 고립되는 것이 한국 보수 대형교회의 행보였죠.
이것은 조직의 생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의 지적을 받아들이면 그동안 해왔던 것에 대한 정당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북한이겠죠.

오정현 목사님이 아니라 옥한흠 목사님이라면 이런 갈림길에서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무의미한' 질문을 해보는 것은 안타까움이겠죠.
유족들의 마음은 아닐 수 있겠지만, 옥한흠 목사님이 서울시의 특혜의혹 조사가 시작되고 논란이 커지기 전에 돌아가신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맏아들인 옥성호님이 트위터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사랑의교회에 대한 보도에서 오목사님 대신 옥목사님이 나오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http://media.daum.net/economic/estate/newsview?newsid=20120531143205003

기사를 보면, '사랑의 교회는 고 옥한흠 목사가 개척한 강남의 대표적 대형 교회다'라고 나옵니다. 보통은 교회 이름 옆에 담임목사 이름이 나오죠. 예를 들면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처럼 기사를 씁니다.
세상을 떠난 원로목사님이, 건축을 주도한 담임목사님을 덮어주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서산대사의 선시가 있습니다.
http://blog.daum.net/u1sheep/71

'교회의 네 가지'가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도 발걸음을 조심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그 어지러운 발자국 뒤에 이어지는 또다른 발자국들...
'사랑의교회도 했는데...'라는 말이 변명의 미사여구로 자주 사용될 수도 있겠죠.

이와는 다르게 세워지는 성전이 있습니다. ''높은뜻연합선교회'가 짓고 있는 것이죠. 
http://www.godswill.or.kr/index.php?mid=intro_3 ( '교회 분립, 보이지 않는 성전 건축' )

여기에도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 예배당으로 쓰고있던 숭의여전 강강을 비워야 했을 때.
'보이지 않는 성전' 계획을 뒤로 미루고 먼저 예배당을 지을 수도 있었겠죠.
그 갈림길에서 택한 교회분립이라는 선택이, 건축으로 인한 다른 문제들을 일으키지 않고 보이지 않는 성전으로 가는 길을 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을 뻔했던 예배당이 있습니다.
하용조 목사님이 생애 마지막 사역으로 내세웠던 것이죠. 평소에 건강이 좋지 않았던 하목사님의 건축 발표에 조금 의아했습니다.
http://m.newsnjoy.or.kr/articleView.html?idxno=35173 ( 온누리교회 "우리도 예배당 건축한다" )

목사님은 서너달 뒤에 세상을 떠납니다. 목사님에게는 건축을 시작하지 않게 된 것이 오히려 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세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을 살면서 무엇을 짓고 있을까, 무엇을 지어야 할까라는 질문들이 떠올랐습니다.

"너희를 위하여 세상에 재물을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이 먹거나 녹슬어 못 쓰게 되고 도둑이 와서 훔쳐 갈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의 재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하늘에서는 좀이 먹거나 녹슬지 않으며 도둑이 들어와 훔쳐 가지도 못할 것이다.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네 재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 ( 마태복음 6:19~21 )

전체 맥락과는 조금 다르지만, 수확을 많이 거둔 부자가 곳간을 짓고 저장하려고 할 때 하나님이 한 얘기도 한번더 곱씹어 봅니다.
'어리석은 사람아! 오늘 밤 네 영혼을 가져갈 것이다.' ( 누가복음 12:19 )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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