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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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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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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16:09

작년에 한국 사회에 '정의' 열풍이 불었슴다. 그 이후로 공정사회, 상생, 복지 등의 논의가 폭포처럼 쏟아졌습니다. 이런 현상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정의'에 목말라한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http://ya-n-ds.tistory.com/1021 ( '스무살, 정의를 말하다' )

얼마 전에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김영사)를 봤습니다. 그 무렵에 우연챦게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읽어나가고 있었는데,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이집트의 노예 상태에서 이끌어내 가나안 땅에서 그 공동체를 통해 이루기 위한 하나님 나라의 원리들이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 성경(특히 구약의 모세5경과 선지서)에서 하나님이 이 땅에서 원했던 '정의'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팀 켈러 목사의 이 책이 얼마 전에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와우!
두란노에서 나왔다는 것이 조금 놀랍네요. IVP나 부흥과개혁사 정도에서 나올 만한 책이 아닌가 싶어서.

양희송님의 서평입니다.
http://www.facebook.com/heesong.yang/posts/3530278222071

'미쉬파트'와 '짜데카' 그리고, '헤세드'라는 히브리어 단어로부터 성경이 말하는 '정의'에 대해 쉽게 풀어나가는 것이 너무 마음에 드네요. 성경 구절을 찾아보면서 전체 맥락에서 그 단어들이 알맞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히브리어와 헬라어 뜻을 잘 알면, 성경이 얘기하는 의미를 아는데 도움이 되죠 ^^

'미쉬파트'는,  비리에 대해 징계하고 사람을 공평하게 대한다는 뜻과 함께 할당된 권리나 몫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현대적의 '교정 정의'와 비슷하다는.
'짜데카'는 의로워지다라는 의미에, 삶에서의 관계를 바로잡는다는 뜻이 더해진다네요. 이것은 '기초 정의'와 가깝고.

실제로 성경에서 사용되는 것을 보면,

"내가 [의]를 옷으로 삼아 입었으며 나의 [정의]는 겉옷과 모자 같았느니라" ( 욥기 29:14 )
"그 때, 나는 [의로움]의 옷을 입고, [정직함]을 관처럼 머리에 썼지." ( 쉬운 성경 )
"I put on [righteousness] as my clothing; [justice] was my robe and my turban." ( NIV )
=> 의 : 짜데카, righteousness  /  정의 : 미쉬파트, justice

"사람이 만일 의로워서 [정의]와 [공의]를 따라 행하며" ( 에스겔 18:5 )
"사람이 만일 의로워서 [법]과 [의]를 따라 행하며" ( 쉬운 성경 )
"Suppose there is a righteous man who does what is [just] and [right]." ( NIV )
=> 공의 : 짜데카, right  /  정의 : 미쉬파트, just

'헤세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미쉬파트'와 '짜데카'의 기초가 됩니다. 선지자 미가는 '헤세드'와 '미쉬파트'를 함께 사용하여 하나님의 선한 뜻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 미가 6:8 )
"사람아, 그분이 네게 말씀하셨다. 무엇이 선하며,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이냐? 그것은 [의]를 행하고 [인자]를 사랑하며 너희 하나님과 함께 겸손히 행하는 것이 아니냐?" ( 쉬운성경 )
"He has showed you, O man, what is good. And what does the LORD require of you? To act [justly] and to love [mercy] and to walk humbly with your God."
=> 인자 : 헤세드, mercy  /  공의,의 : 미쉬파트, justly

영어 성경은 짜데카는 'righteousness', 미쉬파트는 'justice'라는 일관성을 갖는데, 한글 성경은, 구절마다 조금씩 다르네요.
앞으로 영어 성경에서 'right'과 'just'가 나오면 의미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 ^^

어떻게 보면, 그동안 한국 교회는 개인의 구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구약보다는 신약, 야고보서보다는 로마서를 더 좋아했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빛과 소금'의 열매보다는 '물질적 축복'에 안주하는 모습이 더 많았죠.
http://ya-n-ds.tistory.com/1304 ( 교회의 아픔... )
그래서, 어느덧 자본주의의 탐욕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 영화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에 나왔던 귀신 '가오나시'처럼 교회를 물들여 버린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작았다가 점점 커지면서 사람들을 사금으로 유혹하죠. 결국, 그 금은 먼지가 되어 버리고.

고등부, 대학부, 청년부 담당하는 샘들과 부모들의 'must-read'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 - 한국사회는 경제 규모에 비해 불공정한 부분이 많고, 돈이 모든  가치의 기준이 되는 물질만능주의가 가득차 있으므로, 그들이 이 세상을 걸어가면서 던지는 사회에 대한 질문을 들어주고 방향에 대한 힌트라도 주려면.
부모가 될 거라면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겠네요, 나이가 들수록 책이 머리에 잘 안들어오고 하니까 ^^; 

만물이 기지개를 펴는 봄, 마이클 샌델과 팀 켈러를 비교해보는 '책 나들이'로 마음에 '정의'의 씨앗을 뿌려보면 어떨까요?  ( 모세오경으로 물주고, 선지서로 김매기도 하고~ )

 

p.s. 양희송님의 서평, 참 인상적이네요.
"교회는 매주 칭의(justification)를 설교하고, 노래하고, 기도했지만, 정의(justice)에 대해서는 무지했고, 무시했고, 무능했다. 팀 켈러의 침착하고도 명료한 '복음 제시'를 두팔 벌려 환영한다!!"


p.s.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에서 발견한, 새겨볼 만한 구절입니다.
"재능이 분배되는 방식과 사회 환경의 우연성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제도를 강제하는 것은 언제나 문제가 있다는 주장과 그러한 '부당함'은 인간의 합의에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거부해야 한다. 더러 '부당함'을 간과하는 구실로도 이용되는 그 주장은, '부당함'을 묵인하지 않으려는 태도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를 똑같이 취급한다.
자원의 분배 방식은 공정하지도, 불공정하지도 않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특정한 사회적 위치에 놓이는 것 역시 부당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타고나는 요소일 뿐이다.
공정이나 불공정은 제도가 그러한 요소를 다루는 방식에서 생겨난다."
( Rawls, A Theory of Justice, sec. 17 )

"롤스는 우리가 그러한 요소를 다룰 때, "서로의 운명을 공유하고", "우연히 주어진 선천적이거나 사회적인 환경을 [자신을 위해] 이용하려면 그 행위가 반드시 공동의 이익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자고 제안한다.
롤스의 정의론이 궁극적으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이론은 미국 정치철학이 아직 내놓지 못한, 좀더 평등한 사회를 옹호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임에 분명하다."
(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231쪽 )
=> 롤스 대신 누군가가, 한국의 정치 철학에서도 이런 주장을 내놓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 명랑만화의 완.소.북.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완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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