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욜 주일학교 샘들과 함께 운길산에 올랐습니다. 아쉽게도 선생님 네 분이 못오셨네요. 샘 한분은 갑자기 회사 워크샾이 생겼다는 사정을 얘기하며 한동안 전화를 끊지 못했다는...
전날 일기예보에 비가 조금 올 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다행히 구름만 끼었네요.
덕분에 땀흘리지 않고 산행을 즐겼습니다.
3월 초에 있었던 불암산 나들이 때는 꽃샘추위가 계속되다가 햇님이 웃어주었죠. ^^
유샘의 제안과 김샘의 제청, 그리고 이어지는 동의로 시작된 산행... 다행히 환경이 바쳐줍니다 ㅎㅎ
용산역에 중앙선을 타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8시 50분에 모이기로 했는데, 열차 출발 시각이 9시 16분이라는 문자 때문에 그랬는지 샘들이 조금씩 늦게 도착합니다.
결국 다음 열차를 탔습니다 ^^;
한시간 정도 지나 운길산역에 도착하여 먼저 와 계신 선생님과 조이너스(Join Us)~
역에서 바로 등산로로 이어집니다. 여선생님들이 안보여 뒤를 돌아다보니 길가에서 떡을 파는 아주머니 앞에 서 있습니다.
오면서 산 카라멜이 생각나서 샘들과 나눕니다. 달콤함으로 기분이 Up되네요(나만 그런가? ㅋㅋ)
한 선생님이 속이 좋지 않나 봅니다. 전날부터 속이 좋지 않다고... 다른 한 선생님은 감기 기운.
맑은 공기가 치료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길은 편안하게 이어집니다. 친구들보다 앞서 나온 노란 산수유가 '이젠 봄이에요~'라고 얘기하는 듯하네요.
화장실이 필요합니다. 옆쪽 길로 해서 수종사 방향으로 가기로 합니다. 오르막을 올라서니 수종사로 이어지는 포장길이 나타납니다. 군데군데 산을 깎아낸 것 같기도 하고.
자동차들이 올라옵니다. 꼭 이렇게 길을 닦아야 하나? 마음이 조금 '거시기'했는데, 잠시 뒤를 돌아보니, 북한강과 어우러진 경치에 '거시기'를 잃어버렸습니다 ㅎㅎ
아까 그 길로 계속 갔으면 잘 안보였을 것 같네요.
수종사(水鍾寺), 다산 정약용의 생가와 가깝습니다. 그래서 다산도 그의 글에서 수종사에 놀던 일들을 얘기합니다.
☞ http://blog.daum.net/nc0720/8123405
☞ http://blog.naver.com/moonshine51/140119547639
지난 겨울 다산의 생가를 가본 적이 있습니다. 소박한 '여유당(與猶堂)'... 오히려 기념관 같은 것이 그 고졸함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네요.
강가의 풍경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었네요.
속을 다스린 샘과 함께 수종사 옆길로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선생님 한분이 호박고구마와 오이를 권합니다. 맛있습니다! 가방 안의 음식이 뱃속으로 갈 때마다 어깨는 가벼워지고 힘은 나고 ^^
계단이 꽤 가파릅니다. 어느덧 능선에 다다랐습니다. 조금 더 가서 점심 자리를 마련합니다. 움직이지 않으니까 쌀쌀함이 느껴집니다.
부장 선생님이 배낭에서 음식을 꺼냅니다. 오곡이 아닌 삼사곡 찰밥, 갓김치, 연근조림, 골뱅이 무침, 나나스끼... 여기까지 지고 오시느라 넘 수고하셨네요.
챙겨주신 안집사님에게도 감사~ 꿀맛입니다. 얼마 전에 배를 비운 샘은 드시지 못하네요. 미안한 마음... 디저트로 사과를 깎아 냅니다.
베드로가 얘기했던 '초막 셋'을 짓고 싶은 마음입니다 ^^;
산길을 가다보니까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짝이 바뀌네요. 삶의 이런저런 얘기들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샘들의 잘 몰랐던 부분들도 알아가고 ^^
최샘의 발걸음이 경쾌합니다. "은사를 찾은 것 같아요!" 환한 웃음으로 얘기합니다.
운길산 정상에 다다라 주위를 둘러봅니다. 전망대겸해서 잠시 쉴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정상 표지 앞에서 무리지어 찰칵~
어떤 방향으로 내려갈까요? 조금 힘이 드신 샘은 가까운 길로 가고 싶다고 하고, 산을 좋아하는 샘은 원래 코스였던 덕소 쪽으로 가고 싶어하네요.
갈림길에서... 가까운 길을 원했던 샘이 반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재미있는 길들이 펼쳐집니다. 올라가고 내려가고 굽이 돌고... 오기를 잘했네요 ^^
쉬는 곳에서 마지막 양식을 털어냅니다. 산 오르기 전에 샀던 떡을 잊고 있었네요.
산행의 잇템... 영양갱 ☞ http://blog.naver.com/topfc24/120126152501
다리와 허리가 조금씩 아파오네요. 어느덧 운길산이 끝나고 예봉산 표지가 보입니다.
잠시 올려다 본 후 아래로 내려갑니다. 나무들이 곧게 자라있네요.
아래에 쉴 수 있는 정자가 있어 잠시 머뭅니다. 5월에는 어디로 갈까, 이런저런 얘기가 나옵니다. 산은 힘드니까 영화를 봐야 하나?
마을버스가 있는 곳에 다다랐습니다. 30분마다 있는 덕소행 버스 시간에 잘 맞췄습니다.
덕소역 앞에서 내려 냉면을 먹으러... 자리 잡자마자 노곤함이 느껴집니다.
함께하는 여행과 식사가 사람 사이를 가깝게 하죠. 같이 오지 못한 샘들이 한번 더 떠오르네요. 다음에는 꼬옥...
p.s. 김sam의 밑줄 쫙~ 운길산오르기 ( 부지런하시네요 ^^ )
☞ http://blog.naver.com/topfc24/120127389033
p.s. 이전에 갔던 불암산 이모저모, 김샘이 정리를 잘 해놓으셨네요.
☞ http://blog.naver.com/topfc24/120126239449
내려오면서 들렀던 삼육대학교 캠퍼스가 멋있었죠. 건물만 늘어가는 서울의 여느 대학교와는 다릅니다.
늦은 점심으로 줄을 서서 먹은 매운탕은 다시 한번 침을 고이게...부장 선생님 댁에서의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했던 후식과 함께.
p.s. 앞으로, '글 : 명랑만화 / 사진 : JK스토리' 요런 게 많아질 듯 ^^
p.s. '여유'(與猶) ☞ http://kr.blog.yahoo.com/haechang1958/1760
與呵其若冬涉水 猶呵其若畏四隣
머뭇거림(與)은 마치 살 언 겨울 강을 건너는 것 같고
신중함(猶)은 마치 사방에서 쳐들어오는 적(이웃)을 경계하는 것 같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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