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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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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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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00:03

회사 도서관에 가서 '88만원 세대'(우석훈, 개마고원)를 빌리려고 했는데 그 자리가 비어 있더라구요. 그 옆에 지은이가 같은 책이 있어서 서문과 목차를 한번 읽어 보고 빌리기로 했습니다. 우석훈님의 네 권짜리 한국 경제 대안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기도 합니다.

제목을 봤을 때, 영화 '괴물'을 떠올렸습니다. 오염된 한강에서 괴물이 나왔듯이, 무엇인가 잘못된 구조에서 사회적인 괴물이 나올까 하는 생각과 함께. 추측이 어느 정도 맞았네여. ^^

내용은, 아담스미스 이후의 세계 경제와 경제학에 대한 정리,
1945년 이후 한국 경제 변화에 대한 분석,
그리고, 한국 사회에 대한 전망 및 대안 정도라고 할 수 있구요.

한국 사회의 변화를 보면서 '이런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 현상에 대해, 책에서 이론적으로 비슷한 내용을 얘기할 때는 '음, 그렇쥐~', 어떤 현상이나 원인들에 대해 잘못 생각했거나 알지 못했던 부분들에서는 '어어?', 아하!'...

많은 사람들이 '경제'가 중요하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경제학이 알려주는 내용은 공부하지 않고, 공부하더라도 범위가 좁거나, 그냥 신문의 머릿기사나 텔레비젼 뉴스에 의존해서 판단하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이런 기사도 있더라구요.
"경제공황? '경제학 공황'엔 왜 침묵하나"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81031155855

특히 경제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폭넓은 지식이 없거나 과거의 경험등에서 생긴 선입관에 사로잡혀 있으면 더욱 문제가 생기겠지요. 우석훈님은, '리.만.브라더즈'가 이끄는 현정부의 모습이 이와 비슷하다고 하면서, 이런 정책을 경제학이 아닌 '소망교회식 믿음의 신학'에 근거한 정책이라고 꼬집습니다.

교회 역시 사회에 대해서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도 이런 지식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오정현 목사님은 한국 교회의 젊은 기독인들에게 주목받는 분들 중 한분입니다. 대형교회들이 돈, 세습 등으로 얼룩진 모습을 종종 보여주는 한국 교회에서 나름대로 성경의 원리에 맞게 목회를 하는 분이기 때문일 겁니다.  
작년에 많은 논란 끝에 FTA 협상이 이루어졌을 때, 오정현 목사님은 설교에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이라고 하면서 세계 선교 1위인 미국과 2위인 한국이 더욱더 합력해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이런 물음이 생겼습니다.
FTA와 세계 선교와의 관계는 무엇일까?
FTA없이도 선교 협력은 가능하지 않을까?.
송기호님의 FTA에 대한 글들을 본 후에도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었을까?
( ☞ http://www.pressian.com/article/author_article_list.asp?article_num=30070910091957 )
 
2009년 초에 국민일보에 쓴 '대운하와 문명사적 소통'이라는 글에서 '대운하의 본질'에 대해서, '대운하는 문명사적, 정신사적 소통이 돼야 할 것이다. 대운하가 국력 결집과 우리 민족의 정신사적 소통을 이루는 생명의 물길로 자리잡기를 소원한다.'고 얘기했습니다.
( ☞ http://blog.daum.net/clinician/18342799 )
엄청난 세금이 들어가고, 경제성은 없으며, 자연을 망칠 수 있는 대운하말고 다른 것으로 소통을 이루는 방법은 없을까요?

지난 대선 직전에 옥한흠 목사님은 설교 말미에서, '목사가 장로를 못믿으면 어떻게 합니까?'라는 말씀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날 저녁 뉴스를 보는데, 이명박님이 BBK를 자신이 만들었다는 동영상이 나왔습니다. 대략난감 ^^;;

작년부터 사랑의 교회는 '정직한 나, 감사하는 우리, 정감넘치는 사회'를 위한 '정감운동'을 하고 있고, 올해는 창립 30주년에 이것을 좀더 구체화한 5대 사역비전 'H.E.A.R.T.'(예수의 마음으로 세상을 품기 위한)을 시작했습니다. 

▲ Healing Our Nation (민족을 치유하는 섬김공동체)
▲ Equipping the Desciples (제자를 재생산하는 훈련공동체)
▲ Assisting the Global Christian Network (세계선교를 마무리하는 연합공동체)
▲ Raising up the Next Generation (다음세대를 책임지는 비전공동체)
▲ Transforming Society & Culture (사회를 변혁하는 정감공동체)

이들 중에 '정직한 나'와 '감사하는 우리'는 기존의 설교나 성경공부 내용을 통해 개인과 교회의 차원에서 어느 정도 변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감 넘치는 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 법 등 사회를 구성하고 여러 가지 영역을 알지 못하면 한계에 부딛히게 됩니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는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비젼 없이는 불완전한 모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민족을 치유하고 다음세대를 길러내고 사회를 변혁하는 것 역시 세상에 대한 올바른 지식 없이는 교회 안에서만 울리는 낭만적인 구호로만 남기 쉽습니다. 예수님이 말한 것처럼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라는 균형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에 대한 소개 글에서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는 하와이의 명문 사립학교 푸나후를 나오고, 뉴욕 소재 컬럼비아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지역환경뿐만 아니라 국가의 법과 정치 체계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하버드 법대 대학원에 진학,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
마찬가지로 교회가 교회라는 울타리를 넘어 이 사회를 품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됩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 내에서 개인적 또는 교회 안에서 머물렀던 'Yes, I Can!'을 뛰어넘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오바마의 'Yes, We Can!'과 'United'와 같은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 못하면 교회는, 예수님은 세상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와는 반대의 모습을 보인 베드로처럼 될 겁니다.

모세와 엘리야가 떠나려고 하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희들이 천막 셋을 세우겠습니다.
하나는 선생님을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또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말입니다" 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누가복음 9:33, 쉬운성경)

예를 들면, 가장 최근에 나온 종부세에 대한 헌재 판결에 대해서 교회는 성경에서 어떤 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이것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국제중학교나 특목고 같은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기독교적 관점을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부동산과 사교육 문제는 한국의 일반 가정을 경제적으로 어렵게 하고 그 결과 전체 경제의 순환과 발전을 막는 덫이고, 이것은 '괴물의 탄생'을 돕고 '88만원 세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데 효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것이 단지 경제적이고 개인 선택의 문제이므로 교회가 나설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면,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말로만 남을 것입니다. 최종적인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성경을 통해 한번 더 생각해 본 후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도 교회 몫의 일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성경의 원리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만나는 곳에 길이 있지 않을까요?

지난 25년 동안 옥한흠 목사님은 '제자훈련'에 집중함으로써 성경을 공부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길러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랑의 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남는 기초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님의 뜻이 땅(사회)에서도 이루어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5대 사역비전은 5년 전 담임목사로 오신 오정현 목사님의 소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거운 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단지 교회와 그 구성원 안에서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멍에'을 배운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겁니다. 목사님을 위해 많은 기도가 필요하겠네요. ^^;
( 새해 들어 개혁, 변혁에 관련된 설교를 이어가는데... 좋은 방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http://ya-n-ds.tistory.com/50

예전에 교회 대학부에서 1학년 신입생들에게 이성교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리더가 '사랑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죠?'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때 한 아해 왈, '공부해야 되요!' '하하 호호 히히'... 그런데 곱씹을수록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론 사랑을 표현한 것이 상대방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몰라서. 보통 보고 싶은 것과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듣기 쉽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민족에 대해서, 10대나 20대에 대해서, 그리고 이 사회에 대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선한의지'도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일그러진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알게 모르게) 괴물의 탄생을 돕고 있나요, 그냥 어쩔 수 없이 바라보기만 하고 있나요, 아니면 막아서서 다음 세대에게(교회 밖도 포함하여) 좀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고 있나요?
'겨울'입니다. 바깥에 서있는 사람들이 교회에서 '따뜻함'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우석훈님의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서' 진행되는 20대의 모습들을 만나기 바란다. 모두 우리의 20대들이고,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그들의 불행은 미래의 불행이기도 하고, 우리의 불행이기도 하다. 그들이 이 사회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여성과 노약자, 생태계의 말 못하는 존재들, 그리고 개발경제 시절 스러져간 영혼들까지 모두 웃을 수 있는 그런 완전균형의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 모두 행복한 여행이 되시기를. 그리고 해가 뜨면 우리의 젊은 세대를 위한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질 수 있기를..."

"한국 자본주의, 급하게 달려오느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그 대상이 된 것은 바로 우리들의 20대인 셈이다. 이들에게 GRE 점수와 고시를 들이대는 어른이나, 동료들을 다 죽이면 자신은 살 수 있다는 승자독식을 철칙으로 받아들이는 20대들이나, 결국은 한국 자본주의의 희생양들이다."

p.s. 제가 좋아하는 다른 두 경제학자의 글들도 강추입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세계화와 그 불만, 세종연구원
조지프 스티글리츠,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 21세기북스
장하준, 쾌도난마 한국경제, 부키
장하준, 사다리 걷어차기, 부키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부키

p.s. 얼마 전에 읽었던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하다'(현대경제연구원)도 강추 Too! ^^

※ '생활의 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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