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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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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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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08:02

지난 어버이주일... 소년부실은 부모님과 아이들이 하나됨으로 눈가의 촉촉함, 웃음, 박수소리로 가득찼습니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게 드리는 상장을 읽어나가면서 예배 시간보다 더 경건함이 느껴졌네요.

아침 회의 시간에 샘들 사이에 있었던... '아이들이 잘 쓸까?'라는 생각을 아이들은 뻥 날려버렸습니다.
예배 시작하기 전에 조금 일찍 온 두 아이들. '상장' 종이를 보면서 묻습니다.
'이거 뭐에요?'
'오늘 어버이주일이라서 엄마, 아빠에게 감사의 상장 쓸 거야'
'꼭 해야 되요?'
'해야 되지 않을까? 5월8일에 뭐 해드렸니?'
'카네이션...'
'그럼 감사의 글도 한번 써봐'
'뭐라고 써요?'
'혹시 유치원에서 상 받은 적 있니?'
'슬기상, 도우미상...'
'거기에 뭐라고 쓰여 있었니?'
'위 사람은... (어쩌구 저쩌구)'
'그런 식으로 엄마, 아빠에게 고마운 것을 쓰면 되거든. 놀아주고, 요리해 주고, 숙제 도와주고 등등'
'음... ^^;'

예배 후에 상장 만들기 시작. 이면지를 나누어 주고 미리 한번 써보라고 합니다.
진지하게 글을 써나가기 시작합니다. 머리속에서 엄청난 생각들이 왔다갔다 하겠죠.
아직 글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1학년 아이들... 그래서 더욱, 종이 위에 한글자 한글자가 나타날 때마다 제 마음이 흐믓해지네요.
...
상장 테두리가 쳐진 두꺼운 종이 위에 옮겨 적습니다. 가끔씩 받침이 맞는지 물어보네요.
색색의 싸이펜으로 예쁘게 꾸미고... 엄마 상장 하나를 완성하더니 종이를 하나 더 달랍니다. 아빠 상장까지 ^^*

어른 예배를 마친 아이들 부모님들이 소년부실로 들어옵니다.
뒤쪽에 정성껏 마련된 다과 식탁... 박샘이 빵 케이스를 오려 만든 꼬챙이 꽂이, 나무 꼬챙이 끝에는 예쁜 깃발 장식이 앙증맞습니다. 디테일의 힘.
정성껏 내린 더치 커피와 맛있는 빵으로 손들이 분주하게 오갑니다.

차례대로 아이들과 부모님이 앞으로 나갑니다. 아이들이 상장을 읽은 후 부모님에게 드립니다.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부모님의 마음을 어땠을까요. 콩닥콩닥, 두근두근...?
아이들, 부모님들, 샘들... 그 사이에 사랑이 느껴지네요.

아, 예배 전에 샘들의 마음을 찡하게 한 일이 있었죠.
사랑이가 나눠 준 선물 - 알록달록 양말, 찐한 다크 초콜렛, 새콤 달콤 사탕, 짧지만 그 무엇보다 많은 것을 담은 메모.
한두 줄로 각 샘들의 특징을 잡아낸 '감솨'가 살갑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있는 그림 속의 표정도 재미있구요.
Q.T. 다이어리에 끼워 놓았는데 볼 때마다 웃음이 ㅎㅎ
사탕은 주일에 '쌩유'를 전하면서 바로 입으로. 초콜렛은 밥 먹은 디저트로 한 조각씩, 일주일 내내 입 안에 여운이 남네요 ^^
양말은 언제 신어볼까나~

지난 어린이 주일에는 샘들의 정성이 담긴 간식과 선물로 아이들이 즐거워했네요.
http://ya-n-ds.tistory.com/2083 ( '떡볶이+아이스크림' 간식 )

돌아오는 주일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한편으로 안산과 진도에 있는 분들이 견디고 있는 5월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http://www.nocutnews.co.kr/news/4022607 ( "이쁜 내 새끼 없는 집에 어떻게 들어가요" )

오후 예배 시간에 케냐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좌명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통해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선교는 지역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목표는 현지인들의 자립입니다. 알고 있는데도 실제 사역을 하다 보면 잊기 쉬운 부분일 겁니다.
선교사의 생각에 좋은 게 실제로 그곳에 필요한 게 아닐 수 있습니다. 이미 이전의 백인 선교사들이 많이 실패했던 부분입니다. 선교는 '계몽'과는 다른 거겠죠.
설령 선교사 나라에서는 사람들에게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일지라도 선교지의 문화 속에서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사람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배신'의 너머에 십자가를 보아야 한다네요. 예수님도 '배신'을 당하면서 십자가를 지셨죠. 그 배신에 선교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자신과 그곳 사람들 가운데 십자가가 설 수도 있고 그냥 사람의 열심으로 끝날 수도 있겠네요.

선교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라면, 가정, 교회 역시 선교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기독교 가정과 교회 안에서도 하나님의 법 대신 세상의 원리에 의해 살아간다면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일 테니까요.
사실 가장 시급한 선교지는 내 마음 같습니다. 요즘 로마서를 읽으면서 특히 이런 생각이 드네요 ^^;
'나는 참으로 비참한 사람입니다. 누가 나를 이 사망의 몸에서 구원해 내겠습니까?' ( 로마서 7:24 )

각각의 특성에 맞는 '선교' 방법이 필요하겠죠. 부모가 생각하는 믿음을 그대로 자녀에게 넣으려고 하면 오히려 예수님에게 가는 길을 막는 거겠죠.
몇몇 (성공한 듯 보이는) 대형교회의 프로그램을 가져다 프랜차이즈처럼 심는 것은 겉으로는 좋게 보이지만 속빈 강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맛있는 강정과 공갈빵에게 미안 ^^;
http://ya-n-ds.tistory.com/1570 ( '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 )

살다보면 가족과 성도 사이에서도 '배신감'을 느끼겠죠. 되돌릴 수 없다면 그 너머에서 무엇을 볼 지를 찾아야겠네요.

위로하고 고마워하고 공감하면서 회복을 이루어가는 5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페북에서 퍼왔습니다. 신앙과 삶에 대해서 뒤돌아 볼 수 있게 해주네요.
< 덜 점잖은 광신과 더 점잖은 광신 >
https://www.facebook.com/gunyong.kwak/posts/701105269949804


※ 다른 'Dear샘s'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Dear샘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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